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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예산늘리기 경쟁…긴축재정방침 무색

입력 | 2000-06-08 19:43:00


경기회복으로 나라 살림살이가 다소나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씀씀이를 늘려잡아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30% 이상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 예산당국은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예산을 최대한 긴축기조로 운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예산편성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8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52개 중앙관서로부터 2001년도 예산요구를 접수한 결과 일반회계 규모는 114조3086억원으로 올해 예산 편성액보다 32.2%(27조8000억원) 늘었다. 일반회계와 재정융자특별회계 순세입을 합한 재정규모 요구는 올해보다 29.9%(27조7000억원) 증가한 120조3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회계의 예산요구 증가율은 99년(13.1%) 2000년(24.6%)에 이어 3년 연속 가파르게 상승해 외환위기 이전인 94∼98년 평균치와 같은 수준으로 높아졌다.

정부는 내년도 재정규모를 올해보다 6% 정도 늘어난 100조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폭적인 요구액 삭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각 부처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지만 2003년 균형재정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분야의 예산은 과감하게 삭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 이상의 예산증액을 요구한 부처는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 31곳으로 1년전(19곳)보다 12곳 늘었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86.3%)와 과학기술 정보화(51.2%) 등 미래에 대비한 투자 요구액이 50% 이상 증가한 반면 실업자수가 줄어들면서 실업대책 지원분야는 0.5% 감소했다.

주요 신규사업으로 △논농업 직불제(2920억원) △농작물재해보험지원(182억원) △교통고발신고 보상금지원(228억원) 등이 포함됐고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을 내년에 5000억원 증액해줄 것을 요구했다.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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