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시작되는 MBC의 봄 개편안이 MBC의 방송시간연장 욕심과 방송위원회의 업무 미숙으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MBC는 이번 개편에서 ‘월드컵 스페셜’(일 새벽 1∼2시) ‘책과 인생’(금 새벽 1시5분∼1시20분) 등 7개 프로그램을 ‘지상파 방송은 새벽 1시까지 한다’는 방송법을 무시한 채 편성했고, 방송위원회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편성안을 승인했다가 10일 다시 이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MBC가 해당 프로그램의 시간을 변경하게 되면 도미노 효과로 개편안에 큰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위가 승인을 철회한 이유는 이들 프로가 새벽 1시에 시작하는 것은 방송 시간의 연장이라기 보다 사실상 방송 시간의 확대이기 때문. 방송 시간 확대는 경제 상황이나 국민생활시간 등을 감안해야 하는 정책적 결정 사안이어서 문화관광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방송위 측은 “통상적인 주간 방송시간 연장으로 알고 승인했다”며 “사전에 MBC가 정규 편성안이라는 점을 밝혔으면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의 지석원 TV편성국장은 “아직 방송위의 공문을 받지 못했지만 그 결정에 따라 개편안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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