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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제2건국委 음악회표 '떠넘기기' 말썽

입력 | 2000-04-23 20:00:00


부천시 제2건국추진위원회가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해 주최한 음악회 표를 경찰에 떠넘기고 경찰은 다시 이를 관내 업소에 협조명 목으로 ‘강매’해 말썽을 빚고 있다.

23일 부천 남부경찰서와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부천시 제2건국추진위원회는 28일 부천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음악회 표 400만원 어치를 경찰에 넘겨 팔도록 했다.

문제의 음악회는 부천시 제2건국추진위원회가 이 지역의 결식 아동들을 위한 후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마련한 행사로 위원회측은 19일 2만원과 3만원권 표 40장씩을 부천 남부 및 중부경찰서에 떠넘겼다는 것.

표를 넘겨받은 경찰은 이를 경찰서내 경무과와 형사과 등 각 과에 배분해 직원들에게 나눠줬으며 직원들 중 일부는 다시 관내 업소 주인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부천 남부경찰서의 한 직원은 “직원들로서는 평일 저녁 7시반에 열리는 음악회에 갈 수 없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표를 팔 수밖에 없다”며 “가장 손쉽게 표를 팔기 위해서는 결국 평소 알고 지내는 관내 업소 주인들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말이 협조 요청이지 사실상 강매 행위”라며 “결국 직원들이 관내 업소 주인들과 유착할 환경만 조성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부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3)는 “아직 경찰로부터 표를 사달라는 부탁을 받지는 않았지만 경찰이 와서 부탁하면 안 들어줄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부천시 제2건국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남부와 중부경찰서장이 위원회 고문으로 있어 부탁했고 팔지 못한 표는 반납받을 예정이어서 강매는 아니다”면서 “경찰서뿐만 아니라 추진위원인 62명의 사회단체장에게도 똑같이 팔아달라고 표를 갖다 줬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지원중인 부천시 거주 결식 아동 160명을 돕기 위한 후원금을 마련하려던 것”이라며 “경찰이 관내 업주들에게 표를 파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