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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카이스트'/달걀을 6층서 안전하게 떨어뜨리려면?

입력 | 2000-04-08 19:23:00


달걀을 18m나 되는 6층 높이에서 가장 빨리 안전하게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신세대 과학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카이스트’(일 밤9·50)의 제작진은 이 문제를 두고 실제 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재학생 28팀 35명이 참가해 기묘한 아이디어로 ‘두뇌 플레이’를 벌였다.

1등은 토목공학과의 송흥익씨. 송씨는 컵 속에 밥알을 잔뜩 넣고 그 사이에 달걀을 집어넣어 테이프로 붙인 다음 떨어뜨렸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 아이디어는 알고나면 ‘콜럼버스의 달걀’인 셈이다.

다른 학생들은 나무젓가락, 마요네즈, 빈 휴지통, 수건, 종이컵, 철사줄 등의 재료를 이용한 아이디어들을 내놓았으나 내려오는 속도나 안전도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 나무 젓가락을 이용해 틀을 만들어 그 속에 달걀을 집어넣고 떨어뜨리는 방법도 나왔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직접 참가한 이 대목은 9일 드라마 방영분에서 10여분 나온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자유낙하와 완충 작용을 이용한 송씨의 방법보다 더 기묘한 게 나왔다. 드라마에서 1등을 차지한 이들은 정태(김정현 분)와 해성(이나영). 정태와 해성은 아예 로켓에다 달걀을 싣고 땅으로 발사했다. 결국 달걀이 6층 높이를 내려오는데 불과 1초도 안걸렸다.

‘카이스트’는 1999년 1월말 첫방영 이래 과학적인 실험과 수재들의 생활과 고민 등을 극화하며 15%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해왔으나 최근들어 다소 시들해진 상황. 이번의 달걀 떨어뜨리기는 시청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화제몰이’성 이벤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 타 방송사에서는 영화나 ‘왕건’같은 대형 사극이 포진하고 있어 ‘이벤트 승부수’가 얼마나 먹혀들지 궁금하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