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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공약비판 與野반응] "우리 公約은 空約 아닌데…"

입력 | 2000-04-05 20:18:00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각 정당의 총선공약을 비판한 ‘정견 정책자료집’을 내놓은 데 대해 각 당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정당은 선관위에 대해 “국가기관인 선관위가 정당의 공약을 이렇게 평가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선관위가 여야의 정견 정책을 단순 비교한 데 대해 내심 못마땅하다는 표정이었으나 표면적인 반응은 자제.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5일 “선관위의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선관위 지적처럼 공약(空約)이 안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논평. 그러나 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각 당이 제시한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 등을 면밀하게 비판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단순 나열식 비교에 그친 것은 유감”이라고 불만을 토로.

○…한나라당은 선관위 자료집의 평가방식에 불만을 표시. 이한구(李漢久)선대위정책위원장은 “현 정권이 망쳐놓은 교육분야에 대해 우리 당은 예산확보방안과 함께 민주당과의 공약비교표까지 제시했는데 그런 평가를 받다니 억울하다”고 주장. 그는 이어 “사회보험분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위구성안 등은 현실적 방안이 아니냐”고 반문.

○…자민련은 격앙된 분위기. 이미영(李美瑛)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당공약을 공약(空約)이며 전시물이라고 매도하는 선관위는 소임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 이부대변인은 “선관위가 무슨 권한과 잣대로 공약의 잘잘못을 가리고 비판하려 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선관위는 주제넘게 정당의 공약에 간섭하려 들지말고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에 대한 책무나 제대로 수행하라”고 촉구.

자민련 정책실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피상적 분석에 그쳐 급조된 인상”이라며 “군복무기간단축 재난대책 등 우리 당 공약은 상당부분 누락하는 등 민주당과 한나라당 위주로 작성된 편파적인 분석”이라고 주장. 그는 이어 “제대로 된 분석을 하려면 공약책자만 가지고 분석하는 수준이 아니라 최소한 각 당의 정책관계자들과의 토론이라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

한편 민국당은 정책공약 준비에 소홀했던 점을 의식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공약평가작업이 분석기법상 한계점 등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총선을 정당간 건전한 정책대결로 이끌기 위한 긍정적인 시도라고 자체 평가. 한 관계자는 “여야 정당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건전한 공약 평가작업을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