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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컵축구대회]꽉막힌 한국축구 이동국이 뚫는다

입력 | 2000-02-17 19:40:00


황선홍(32)과 이동국(21).

한국 축구 대형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는 ‘신구 콤비’다. 열한살의 나이차가 나지만 98년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대표팀 소집 때마다 한 방을 써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

이들이 투톱으로 나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 구출에 나선다.

18일 오후 2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북중미카리브해골드컵축구대회 코스타리카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 한국은 3골 이상의 스코어로 비기거나 무조건 이겨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상대는 수비를 강화해 비기기 작전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파괴력이 뛰어난 이들 콤비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이 때문. 단 한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할 수 있는 결정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 황선홍이 캐나다전에서 그나마 나은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이동국은 오른쪽 무릎 안쪽 인대가 늘어나 출전조차 못했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90분을 모두 소화해낼지 의문.

더구나 상대는 90이탈리아월드컵 16강 진출에 이어 91,93년 골드컵 4강에 올랐던 북중미의 강호. 선수들의 개인기가 탄탄하고 조직력도 만만찮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킬레스건은 있기 마련. 캐나다전에서 승기를 잡고도 동점골을 거푸 허용했을 정도로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고 손발이 안맞는 점.

허감독이 “몸놀림이 좋은 황선홍이 꾸준히 상대 수비를 교란하다 허점이 생기면 이동국이 파고들도록 주문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이다.

허감독은 또 패스에 문제를 드러낸 미드필드진에 오버래핑에 능한 강철을 전진 배치할 뜻도 내비쳤다. 문전 움직임이 활발한 상대 공격형 미디필더 소토 몰리나(멕시코 프에블라)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완초페(웨스트햄)의 발을 중원에서부터 꽁꽁 묶는 동시에 기습 찬스를 노리겠다는 것.

캐나다와의 첫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졸전으로 질타를 받았던 한국대표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실추된 명예를 만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