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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스톡옵션 붐…국민-신한-한미銀 도입 서둘러

입력 | 2000-02-09 20:06:00


은행권에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미 스톡옵션을 시행중인 주택 하나은행에 이어 국민 신한 한미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3월 주총 결의를 거쳐 곧바로 스톡옵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은행장 상무 지역본부장 등 임원급 이상에 대해 스톡옵션제를 실시키로 하고 구체적인 시행방법을 검토중이다. 국민은행은 조만간 초안을 만들어 비상임이사들로 구성된 경영발전보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주총전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방침.

2년전 주총때 정관에 스톡옵션 시행 근거를 마련해 놓은 신한은행도 이달중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확정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의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아직 스톡옵션 부여 대상과 한도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연봉제 적용대상인 3급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관계자는 “행장 연봉 등 경영진의 보상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 결과에 따라 스톡옵션이 함께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과 지점장 팀장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시행할 예정인 한미은행도 임원 보상체계를 함께 개편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뉴브리지 캐피털이 인수한 제일은행은 지난달 18일 임시주총에서 총 발행주식의 5% 한도에서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줄 수 있도록 정관에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통해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미 시행중인 은행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그동안 시행을 미뤄온 은행들이 최근 스톡옵션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는 1998년 주택은행이 처음으로 김정태(金正泰)행장과 집행부행장 감사를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도입했으며 지난해 하나은행도 김승유(金勝猷)행장과 본부장 등 모두 27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대주주가 된 한빛 조흥은행도 스톡옵션 시행 문제를 놓고 예금보험공사와 협의중이며 외환은행도 적극 검토중이다.한빛은행 관계자는 “스톡옵션이라는 인센티브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이룰 수 있다면 공적자금도 빨리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예보측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앞다투어 스톡옵션을 도입하는데 대해 일부에서는 “향후 주가 움직임에 따라 은행권 종사자간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심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