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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 앞으로 어떻게 될까]2000여명 산악 게릴라전 펼듯

입력 | 2000-02-02 00:43:00


체첸 반군이 1일 수도 그로즈니에서 철수함으로써 체첸 전쟁이 종결직전 국면에 이르렀다.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입성은 지난해 10월초 체첸 공격을 시작한 지 4개월만이다.

그러나 그로즈니를 빠져나온 샤밀 바사예프 등이 이끄는 2000여명의 체첸반군 주력은 남부의 험준한 카프카스 산악지대를 근거로 게릴라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아슬란 마스하도프 대통령 등 다른 체첸지도자들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2월 ‘성탄절 공세’로 본격적인 그로즈니 점령작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도시전체를 은폐물로 삼고 버티는 반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닥쳐 병력과 장비의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황의 결정적 전기는 5주간의 치열한 시가전 끝에 지난달 31일 그로즈니 중심가 미누트카광장의 2개 주요 건물에 러시아 깃발이 5년만에 다시 올라간 것이 계기였다. 세르게이 야스트르젬브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그로즈니에서 군사적인 작전은 끝났으며 이제 남은 문제는 정치적인 해결”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내무부(경찰)와 비상대책부 요원을 그로즈니 등 점령지에 급파해 치안확보와 행정력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고리 세르게예프 국방장관은 그로즈니 점령직후 대러시아 항전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체첸군 지도자와는 협상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강온 양면 작전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점령을 체첸전쟁의 완전한 종결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95년 1차 체첸전 당시에도 러시아군이 그로즈니를 점령했으나 반군의 조직적인 반격에 말려 체첸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민영 NTV는 그로즈니 점령후 발견된 시신을 통해 전투에 아랍인과 파키스탄인 등 이슬람 지원병들이 대거 참여했던 것이 확인되었으며 앞으로 외부세력의 반군지원이 계속될 경우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