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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박원화/南阿共 '기회의 땅' 탈바꿈

입력 | 1999-12-21 18:52:00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이름의 인종차별 정책으로 악명이 높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94년 흑백간 내전을 기적적으로 피하면서 흑인다수 정부로 정권이 이양됐다.

흑인 민주정부 초대대통령 넬슨 만델라와 자발적으로 백인정부의 정권을 넘겨준 드 클라크 전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남아공은 만델라 전대통령 시절부터 아프리카의 지도국으로 발돋움했지만 그 이웃에 있는 마다가스카르는 어떤 나라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두 나라는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한국인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350년 전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인도네시아를 왕래하는 데 필요한 중간 선박 보급기지로 케이프 타운을 개발하면서 남아공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처럼 서구인들의 식민지 정착이 일찍 시작돼 교육 도시환경 의술 등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앞섰고 핵무기 제조기술까지 보유한 과학기술 선진국이다.

한국에는 남아공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남아공을 방문하는 한국인들 중에는 말라리아에 대비해 키니네를 복용하고 오는 무지한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남한의 12배 크기인 남아공은 깨끗한 공기와 물,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쾌적한 기후, 서구 수준의 도로시설 등으로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아프리카에도 이런 나라가 있느냐”며 놀라게 된다.

이 나라에서 대학공부를 하면 한국에서 지방 학생이 서울에 유학하는 것보다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학교 환경에서 공용어인 영어로 공부할 수 있다. 그동안 외국학생에 대해 학비의 200%를 추가로 받았던 남아공의 3개 유수대학(프레토리아 비트 케이프타운) 중 프레토리아대가 2000년 1월부터 남아공 국적의 학생과 같은 학비를 받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한국돈 200만원 정도로 경쟁력있는 학문을 영어로 배울 수 있는 셈이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동남쪽에 위치한 커다란 섬으로 그 크기가 남한의 5배가 넘고 섬 둘레가 4800㎞나 된다. 과거 사회주의 정책을 시행했으나 96년 라치라카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로 선회함에 따라 한국과의 관계가 증진되기 시작하였다.

98년 기준 인구 1600만명, 1인당 국민소득 200달러로 국력은 미약한 편이지만 식량을 자급자족한다.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이 나라는 토양과 기후가 한국 여름과 흡사해 친밀감이 간다.

이 나라는 수량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하지만 벼농사 등 영농기법이 원시적 수준에 머물러 있어 부지런한 농민들이 집단이주해와 경작한다면 대단한 곡창을 만들 수 있다. 아울러 풍부한 어업자원을 지니고 있다. 지금은 일본이 일부 유럽국가와 함께 거의 독점적으로 어획을 한다. 영토가 광활해 잠재력과 가능성이 큰 나라이다.

아프리카라는 선입견으로 모든 아프리카 국가를 봐서는 안된다. 남아공과 마다가스카르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나라임이 분명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도 도시에는 말라리아가 없기 때문에 키니네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 98년 인구증가를 통한 경제발전을 위해 한동안 이민자에 대한 문호를 개방했다.

이에 따라 약 1만5000명의 중국인이 대거 입국해 정착하게 되었다. 한국동포도 200명에 이른다. 어느 나라에서나 확실하게 정착하려면 그 나라의 이민 및 외국인 정착에 관한 법령을 숙지해 법적으로 확고한 체류지위를 확보하는 길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