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세계가 러시아에 가하는 체첸 전쟁 중단 압력은 공허한 외침이 될 것인가.
미국 카네기재단의 데이비드 크레이머 연구원은 7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된 기고에서 러시아 지도자는 서방이 러시아를 위협할 수 있는 제재수단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압력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이머는 지금까지 서방이 동원한 가장 강도 높은 제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차관 6억4000만달러 제공 연기였으나 러시아는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올해 유가급등에 따라 원유수출로 30억 달러의 추가수입을 올렸기 때문.
크레이머는 핵보유국인 러시아는 유고연방과 달라 서방이 체첸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근동정책연구소의 유진 루메르 박사는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수입해야 하고, 미국이 러시아와 전략무기감축협상을 해야 하는 것도 압력이 통하지 않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제전략연구센터의 케이스 부시 박사는 선진 7개국 및 러시아(G8) 정상회담에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지 말라는 제안을 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옐친을 너무 몰아세우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산당이 득세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