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가 잇따라 외주제작사(독립프로덕션)에 더 많은 작품을 맡기겠다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일부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C는 최근 외주프로그램 평가위원회를 신설하고 외주제작사가 목표치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면 보너스를 주는 인센티브제를 마련했다.
외주프로 평가위 설치는 지금까지 자사출신이 경영하는 외주제작사와 암암리에 거래해 온 관행을 고치기 위한 조치. 그러나 MBC편성실장 외주제작부PD 등 위원회 위원은 모두 내부 인사라 외부 전문가의 견해가 수용될 길은 아예 없다. 외주프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위원회로서는 미흡하다는 평.
외주프로 평가위는 각 외주프로의 평균시청률을 결정하는 일도 맡는다. 인센티브제는 평균시청률보다 높은 시청률을 올릴 경우 제작사에 연 2회 제작비를 더 주는 제도. 따라서 외주제작사는 시청률 무한 경쟁에 앞장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SBS도 외주프로의 목표시청률과 점유율이 높게 나올 경우 해당 방영분에 대해 제작사 지급액의 10%를 더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시청률 20% 대를 올리는 드라마 ‘고스트’에 대해 목표시청률을 40%로 정하는 등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목표치가 적지 않다. SBS의 외주프로 9개 가운데 이 기준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게 될 프로는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과 ‘추적! 사건과 사람들’ 2편뿐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