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미술감정위원회와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가 대표적인 한국화가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1897∼1972)의 작품을 가짜와 진짜로 상반되게 감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감정결과로 국내에서 단 두 곳뿐인 공식 미술품감정기구인 두 기구는 권위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됐다.
한국고미술감정위원회는 12일 청전의 작품으로 알려진 ‘춘경산수’(62년작)를 감정한 뒤 ‘가짜’판정을 내렸다. 이 위원회는 “붓질이나 색감이 엉성해 청전의 작품으로 보기 어려웠다. 감정위원 4명이 만장일치로 가짜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11일 화랑협회 감정위원회는 이 작품을 ‘진품’으로 판정했었다. 화랑협회측은 “문제의 작품은 오래돼 화면에 때가 낀 것을 세척해 낸 흔적이 있다”며 “그러나 붓질과 채색의 특성상 청전의 작품이 맞는 것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번과 같이 두 기관이 동일작품에 엇갈린 판정을 내릴 경우 재검증할 제삼의 감정기구가 없어 작품진위 판정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