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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제교류진흥회 이사장 여석기씨

입력 | 1999-05-10 19:32:00


“능력있고 적극적인 사람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말문이 막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번 경시대회의 목적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살아 있는 영어학습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동아일보사와 함께 제1회 전국 고교생 영어경시대회를 주최하는 국제교류진흥회 여석기(呂石基·77·고려대 영문학과 명예교수)이사장은 “현재 한국의 영어교육은 언어로서의 효율성을 무시한 채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진학과 취업을 위해, 직장에서는 승진을 위해 밤낮으로 영어공부에 매달리지만 정작 영어를 제대로 말하고 쓸 수 있는 사람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

여이사장은 세계가 하나의 권역이 되면서 공용어인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면 생활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시대가 곧 찾아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경시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고교의 영어교육을 듣기와 말하기 쓰기 위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이사장은 영어를 효과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현이 틀리더라도 적극적으로 말을 해보라는 것.

“남의 나라 말인 영어를 하며 문법과 단어 표현방식이 틀리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영어에 ‘한국냄새’가 배 콩글리시가 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는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영어교육에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을 강사로 채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이사장은 고려대 대학원장과 문예진흥원장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국내 토익시험을 주관하는 국제교류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