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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문희상기조실장 「건국운동」 방식 비판

입력 | 1999-05-08 08:05:00


현정부의 핵심인물인 문희상(文喜相·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 7일 제2건국운동 추진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현정부의 고위관계자가 제2건국운동의 추진방식을 공개석상에서 정면으로 문제삼은 것은 처음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문실장은 이날 성균관대 국제정치대학원 초청강연에서 “지금처럼 관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제2건국운동을 추진할 경우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사적으로 볼 때 국가중흥기에는 반드시 국민운동이 뒷받침됐지만 국가가 주도하지는 않았다”며 “행정자치부장관과 정무수석이 제2건국운동에서 직책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관 주도’로 제2건국운동이 추진될 경우 정부에서 재정지원을 하더라도 직원봉급 등 경직성 경비로 대부분 지출되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논리.그는 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처럼 ‘거창한’ 목표보다는 줄서기운동처럼 생활 속에서 쉬운 것부터 개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제2건국운동의 목표설정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실장은 강연 후 “제2건국운동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주도가 효율적이라는 평소의 생각을 밝힌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문실장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제2건국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제2건국운동은 민관합동으로추진되고있다”며“민간주도에만 맡길 경우, 오히려 국민운동으로서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