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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방한]『인사동 한복-도자기 큰 관심 보여』

입력 | 1999-04-23 19:38:00


“인자한 이웃집 할머니같은 분이셨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방한기간 내내 통역을 맡았던 임종령(林鍾玲·31·여)씨는 여왕이 떠났는데도 여왕을 수행했던 며칠간의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여왕은 대단한 호기심을 보였어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방문하는 곳곳마다 너무 많은 내용을 물어봐 당황할 정도였지요.”

임씨는 23일 “여왕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안하는 것이 통역인의 의무”라고 말하면서도 “여왕은 인사동의 한복과 도자기, 안동 하회마을의 한옥과 초가집 지붕, 봉정사의 목조건축물 등을 둘러보면서 특히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임씨는 “카메라기자들을 피하고, 바닥에 파인 곳이 있나 미리 확인해 둘러보고, 여왕 앞을 지나지 말고 뒤로 돌아가라는 등등 의전절차가 무척 까다로웠다”고 전했다.

국내에 7명뿐인 국제회의통역사협회 회원인 임씨는 91년 전문통역사가 돼 부시와 클린턴 미국대통령 등 한국을 방문한 외국정상 8명의 통역을 맡았다.

외환은행에 근무한 부친을 따라 12세부터 브라질에 4년간 머무르며 외국인학교에 다녔던 것이 임씨가 통역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이화여대 영문과와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을 나온 임씨는 옛 상공부와 주한미국대사관 등에서 근무했으며 두 자녀를 두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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