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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개한 529호실 문건들]첩보 정리후 대책까지

입력 | 1999-01-02 20:30:00


한나라당은 2일 “국회본관 529호실에서 약 2백페이지에 이른 59건의 사찰관련 문건을 가져왔다”면서 자체분류작업을 거쳐 12건(21페이지)의 원본을 공개했다.

이들 문건은 △내각제추진관련 정치권동향관련 육필메모 △일정한 양식에 적힌 첩보보고서 3건과 대책비 집행계획서 1건 △타이핑된 정기국회 상황파악계획 1건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모두 A4용지로 돼 있다.

이중 내각제추진관련 메모문건은 여야 3당의 내각제추진에 대한 입장과 전망을 정리한 뒤 대응전략을 기술하고 있다. 대응전략으로는 △내각제 개헌합의약속을 무력화할 수 있는 고도의 정치명분과 이념개발, 대국민상대 홍보로 자민련 압박 △국민통합과 국난극복 정치개혁 등을 명분으로 신3당합당식 정계개편으로 내각제약속 무의미화 유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수집 조정 대책비 집행계획서’란 문건은 국회의 각종 현안파악을 위해 지난해 12월 일부 상임위와 특위 직원 등에게 50만원어치의 식사를 대접했다고 기재돼 있으며 사업담당자난에 ‘5급 ’이라는안기부직원의이름이 서명과 함께 육필로 적혀있다.

또 ‘정기국회 상황파악 계획’과 ‘휴가중 국회업무 총괄관련사항’이란 문건은 △안씨 등 4명이 본회의와 16개 상임위, 예결특위를 분장하고 △국회예정사항 총무단접촉 국회의장과 사무총장의 특이일정을 파악하며 △대통령과 가족비난, 국회파행 등의 상황을 매일 오후 5시에 확인하며 △소관상위 입법조사관, 의원보좌진과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여야충돌 등 유사시 신속대처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일정한 양식에서 육필로 기록된 3건의 첩보보고서는 ‘국회정치개혁특위, 안기부장의 인사청문회대상문제로 여야공방’ ‘한나라당 정형근의원, 국회법중 정보위원선임규정 개정추진’ ‘한나라당, 국회등록 정책연구위원보수 편법지급으로 불만야기’ 등 주로 한나라당에 관한 정보사항들이다.3건 모두 8자리 숫자조합으로 된 첩보망부호와 보고일자가 적혀있으며 보고자란에는 ‘14―24326’이란 고유번호가 적혀있다.

이밖에도 청와대 모비서관이 경기도소재 모업체가 골재사업을 맡도록 압력을 넣었으며 이 과정에서 국회 모고위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메모도 한나라당이 공개한 문건 속에 포함돼 있다.

한나라당은 또 “여당실세가 포함된 10명 안팎의 여야 개별의원 동향보고서와 고유번호가 부여된 수십명의 안기부의 망원 명단문건도 확보하고 있으나 상황을 봐가며 공개하겠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529호 진입시 대외비문서로 북한동향에 관한 문건이 하나 있었으나 현장에서 봉인해 정보위직원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한편 안기부는 “정보위원장지원 대외비 보고서 6건과 첩보보고 3건, 자필메모, 각종 공개자료 등의 문서를 피탈당했다”고 목록을 공개했는데 이중에는 ‘한나라당 중진 L의원의 중국대사 보장시 여당입당시사’관련 메모도 포함돼 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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