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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통령,내각제 시기조절 시사…金총리 「신의」강조

입력 | 1998-12-18 19:08:0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8일 내각제 개헌논의 시기조절 필요성을 언급한데 대해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99년중 개헌’이라는 후보단일화 합의사항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서 공동정권내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두 사람은 특히 내각제 시기는 물론 개헌논의방식 등에 대해서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냄으로써 내년 들어 본격화할 개헌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평적 정권교체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치사를 통해 “내각제약속은 그대로 살아있으나 동시에 여당내에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시기조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다”고 말해 개헌 연기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머지않아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에서 김총리와 내가 얼굴을 맞대고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나는 나름대로 당당하게 살아왔고 친구와의 의리를 내가 먼저 배반한 적이 없다”면서 “지금은 청문회 등 많은 현안이 있기 때문에 내각제문제로 양당간에 쓸데없는 간극을 만들지 말고 우리 두 사람에게 맡겨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총리는 치사에서 “공동정권의 도덕적 기반은 신의이며 이것을 잃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며 내각제 개헌 약속의 이행을 강조했다.

김총리는 “우리는 한국정치의 체제개혁을 위한 맹약을 했고 이것을 국민과의 약속으로 역사앞에 담보했으며, 또 그 바탕 위에서 어렵게 승리했다”면서 “그렇다면 우리의 승리는 승리이기 이전에 국민과 역사에 책임을 져야 할 속박이며 부채”라고 말했다.

김총리는 이어 “우리의 헌정사가 대통령들의 불행사(不幸史)로 되고 정권들이 허망하게 끝난 것은 순리를 어기고 과욕을 부렸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김대통령을 모시고 과욕을 버리며 처음과 끝이 똑같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