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중국방문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세계의 이목이 동북아에 쏠린다.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의 정상외교가 ‘21세기의 새 중심축’으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이같은 열강의 교차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미국의 세계화 전략에 대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패권추구국의 대응, 기축통화경쟁과 세계경제위기 해법을 둘러싼 갈등, 이같은 주변 열강의 역학관계 변화가 한반도의 내일에 미칠 영향 등을 짚어본다.》
‘한반도의 안정유지, 중국과 일본의 정치 경제적 패권추구와 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전략.’ 21세기를 눈앞에둔 동북아의 모습이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은 미국을 중심축으로 중국 일본과의 삼자관계 안정이다. 10만명의 아시아주둔 미군을 바탕으로 동북아에서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면서 중국 일본이 지역 패권국으로 떠오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그런만큼 중국이나 일본 어느 한쪽에 무게를 더해준다는 인상을 주지않으려 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중시 움직임은 구소련 붕괴이후 잠재적 가상적국인 중국을 미국의 이해와 대립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것. 이런 점에서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전략적 맹방이다.
미국은 중일관계의 개선을 바라고 있다. 워싱턴의 아시아전문가들도 그렇게 보고 있다. 미중일 삼각관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중일관계의 개선없이 안정적 지역질서 구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중 갈등으로 미국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은 국제역학관계의 다극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 독주 대신 각국 세력균형이 이뤄져야 지역안정은 물론 세계평화도 이룩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미국은 물론 러시아 영국 프랑스와 ‘전략적 또는 세계적 동반자관계’를 선언해 열강과의 관계강화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속셈은 국제정세 안정화속에서 부국강병정책을 지속, 동북아 최강국 나아가 21세기의 초강국을 지향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대미전략은 견제보다 협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과는 아태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견제와 협력의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은 미일의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구축과 군사위성 발사 등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은 미중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에 변함이 없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보통국가’로의 발걸음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냉전 종식후 미국이 초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과의 밀월관계 시동에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중국의 지역패권 추구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또 러시아에도 눈을 돌려 자국 입장을 강화하려 하고있다. 오부치총리의 11일 러시아 방문도 최근들어 부쩍 심화되는 중러협력을 견제하는데 큰 목적이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도쿄〓윤상삼특파원 워싱턴〓홍은택특파원 서울〓황유성·구자룡기자〉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