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노체트 누구인가 ▼
“이 땅에서는 나뭇잎 하나라도 내 명령 없이는 움직이지 못한다.”
17년간 절대권력을 행사하며 공포정치를 휘둘렀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2)는 ‘인간 도살자’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집권기간중 전국을 피로 물들이며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인물.
73년 살바도르 아옌데의 사회주의정부를 유혈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집권한 그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 150%에 이르렀던 살인적인 인플레를 잡는 데 성공해 한때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권력 기반을 확보하자 그는 의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행위를 금지했으며 공산주의로부터 칠레를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좌파지도자와 반체제인사 야당지도자 등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그의 집권중 10만여명이 가혹한 고문에 시달렸으며 1백만명이 국외로 추방됐다.
88년 그는 집권연장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지자 89년 12월 대통령선거를 실시했고 선거에서 패배해 90년에 물러났다.
그는 이같은 상황을 대비한 듯 90년 면책특권이 부여된 ‘종신 상원의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직위를 보장하도록 헌법을 고쳐둠으로써 지금까지 안락한 삶을 누려왔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