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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話 문민정부 78]YS사돈 이춘근씨 부자의 역할

입력 | 1998-09-28 19:22:00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이 본격화하기 전인 95년 초 조백제(趙伯濟)한국통신사장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사돈인 이춘근씨(치과의사)의 방문을 받았다.

이씨의 아들 병로(炳魯)씨는 미국명 브루스 리로 더 잘 알려진 재미변호사로 김대통령의 막내 사위.

조전사장의 증언.

“청와대에서 먼저 연락이 온 뒤 이씨와 청와대 의무실장, H정보통신 P회장 등 세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미국에서 PCS사업을 준비중인 넥스트웨이브사에 투자하라는 얘기였어요. 한국통신이 당연히 돈을 내야 한다는 투였어요. 딱 잘라 거절하기 힘들어 ‘삼성 LG 현대 등 통신장비업체들이 먼저 투자를 결정하면 한국통신도 따라 하겠다’고 말했지요.”

그후 이씨가 다시 한 번 찾아왔지만 민간기업의 투자승낙을 얻어오지 못해 진전은 없었다. 조사장은 95년 봄 한통노조사태로 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해임배경에는 넥스트웨이브 관련 ‘비협조’도 한몫했을 거라고 믿고 있다.

이씨 부자는 95년부터 1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국내 기업들이 넥스트웨이브사에 투자하도록 권유하는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이들의 권유로 LG는 결국 3천만달러를 냈으며 포철 한전 일진 등도 9천5백만달러를 넥스트웨이브에 투자했다. LG는 지분투자 이외에 수천만달러의 지불보증도 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웨이브는 그후 PCS사업권을 따내기는 했지만 주파수 경매에 너무 비싼 금액을 써내는 바람에 사업을 해보지도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 결국 국내기업들은 1억달러가 넘는 돈만 날린 셈이다.

그러나 LG는 국내 PCS사업권을 따냈고 한전과 일진은 국제전화사업에 참여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