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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통나무학교 실습현장]자르고…박고…『뚝딱뚝딱』

입력 | 1998-09-27 18:29:00


강원 횡성군 강림면 치악산 줄기의 한 산속. “위이윙” “윙윙” 고요함을 깨는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다.

“통나무 집은 일반 집과 달리 3년이 지나면 수분이 빠져 5∼6㎝까지 줄어듭니다. 이를 감안해 홈을 파야 합니다. 자, 다시 해봅시다”

통나무 집 짓는 법을 가르치는 한국통나무학교(0372―342―9596,7). 밤에는 이론, 낮에는 실습 과정의 ‘프로반’(3주 과정, 수강료 1백30만원)에서 2주째인 수강생들은 비교적 익숙하게 전기톱을 다룬다.

한국통신 P과장(41). 연월차 합쳐 3주간 휴가를 냈다. “회사를 그만 두면 수도권에 통나무 카페를 낼 생각”이라면서 “나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에 일이 재미있다”고 구슬땀을 흘리며 말한다.

작은 식품회사의 최모이사(48)는 곧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인 대전 근교로 내려가 물려받은 땅에 통나무 집을 짓기 위해, 신갈에서 음식점을 하는 신현태씨(42)는 방갈로를 짓기 위해 각각 입교했다.

불황의 여파는 이곳에도 미쳤다. 부산의 김태승씨(40)는 올초 D은행에서 정리해고된 뒤 시골에 살 생각을 굳혔다. 지리산 자락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 땅을 봐 두고 친척 집에서 모내기와 밭일 등을 실습했다.

프로반에 입교한 15명의 사연은 다양하다. 자신이 살 집을 짓기 위한 사람이 8명이고 나머지는 이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다. 3주간 숙식을 같이 하며 배우는 일이어선지 모두 남자들 뿐.

94년 이 학교가 문을 연 이래 거쳐간 학생은 거의 1천명. 전기톱 사용법과 나무깎기 등 기본기를 배우는 초급과정(1주) 졸업생이 대부분. 터잡기와 통나무 집 균형잡기, 지붕세우기 등 전 과정을 배우는 프로반 졸업생은 2백명 정도.

김병천 교장은 “졸업생 모두가 통나무 집을 짓는 것은 아니지만 품앗이로 함께 집을 짓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한편 경기 포천의 우림통나무건축학교(0357―531―9850)와 천안에 실습장이 있는 우정목조건축학교도 통나무집 짓기를 가르친다. 우정학교는 토요일마다 서울(02―552―0295,6)에서도 무료 강의.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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