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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의 「문전박대」 개선 시급…총리실,탄력운용 지시

입력 | 1998-09-22 19:36:00


1시간 이상 걸리는 입국심사, 앉을 의자가 하나도 없는 입국대기장, 악취가 진동하는 외국인대기실, 한글과 영어로만 표기된 안내표시판….

최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특별지시로 국무조정실이 현지점검한 한국의 ‘제1관문(關門)’김포공항의 현주소다.

점검에서는 우선 길게는 2시간 넘게 지체되는 입국심사의 개선 필요성이 지적됐다. 올초부터 8월까지 외국인 입국자는 2백만명으로 내국인 입국자(1백80만명)에 비해 많은데도 입국심사 창구는 9개중 4개만 외국인용으로 운영, 지체요인이 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입국심사대의 탄력적 운용을 지시했다. 특히 항공기 착륙이 집중되는 시간대(오전10∼11시, 오후5∼7시)에는 단체관광객 외국관광객 입국자수를 사전 확인, 임시심사대를 개설하는 등 신축적으로 운영하라는 것.

이와 함께 입국심사 대기장과 입국재심실에 외국인이 사용가능한 공중전화 현금인출기 벤치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주요 안내표지판은 중국어 일본어도 함께 표시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하라고 통보했다.

점검에서는 또 국내에 불법 장기체류 우려가 있는 ‘퇴거대상자’를 심사 대기시키는 절차에 큰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리실은 1월 출입국관리소가 태국의 프랑스 현지법인이 우수근로자로 선정해 보낸 관광객 57명을 한꺼번에 퇴거조치해 태국정부의 거센 항의를 받은 사실을 적발, 책임소재를 규명토록 했다.

출입국관리소는 당시 이들 태국관광객이 50달러가 채 안되는 돈을 갖고 있다는 등의 불법체류 ‘심증’만으로 태국에 적절한 확인조치 없이 곧바로 퇴거조치, 외교마찰에 이를 뻔했다.

또 퇴거대상 외국인 대기소와 입국재심실의 경우 악취가 나는 등 위생상태가 엉망으로 일선 경찰서의 피의자대기실과 취조실을 연상시킬 정도여서 총리실은 관리지침 등의 마련을 지시했다.

김총리는 21일 이같은 점검결과를 보고받고 퇴거조치를 위한 관련 확인절차 등을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정기적인 직원교육 및 지도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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