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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존 급급말고 공개를』…한중일 국제심포지엄

입력 | 1998-09-20 19:29:00


문화재는 긴 잠에서 깨어나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때부터 ‘훼손의 시작’이라는 운명을 감내해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 그렇다고 가두어 놓기만 할 수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문화재에 ‘누’를 끼치지 않으면서 그것을 충분히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18,19일 동국대(예술극장)에서 열린 한중일 국제학술심포지엄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은 그러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주최.

삼국중 문화재 보존 및 활용에 있어 가장 선진적인 나라는 일본. 우치다 히로야스 나라국립박물관장은 “보존에 급급하지 말고 문화재를 널리 공개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문화재의 ‘본체’를 훼손해선 안된다는 것이 기본 전제. 그에 따르면 일본에선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건축물의 경우, 외관은 원형대로 보존하지만 내부는 그냥 주민들에게 맡겨 놓는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고분 정원 역시 원형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습체험을 위한 시설을 세운다.

중국의 공샹싱 국립역사박물관 부관장은 “박물관 소장 유물은 보존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대여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삼 전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등)가 아닌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보존이 시급하다고 강조.

또한 국토개발사업의 급증으로 유적과 매장문화재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유적분포도를 작성하고 환경영향평가시 문화재 보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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