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서울대 입시를 겨냥한 ‘서울대 보내기 전쟁’이 일선 고교에서 시작됐다.
서울대가 2002학년도부터 실시할 무시험전형에서 고교별 추천인원을 2002년 이전 3∼5년 동안의 고교별 입학생 수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많은 고교들이 ‘서울대반’을 편성해 밤 늦게까지 자율학습을 시키거나 유명대학 인기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들을 서울대 비인기학과에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서울대 지망생에 대해서도 하향지원을 권장하거나 서울대 합격생에게 장학금을 줌으로써 우수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학교들도 있다.
서울 A고는 고려대와 연세대 인기학과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을 서울대 비인기학과에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3학년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부모 설득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 학교 진학담당교사는 “2002년부터는 서울대의 전공간 벽이 낮아지므로 복수전공이나 전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 B고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골라 서울대 야간자율학습반을 편성해 밤 11시까지 공부시키고 학교버스로 귀가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충북 C고는 서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동문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우수학생들의 서울대 지원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진학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구 K고교 등 일부 학교는 벌써부터 학교별로 ‘서울대진학반’을 편성해 자정까지 보충수업을 시키고 있다.
D고는 심지어 올해부터 자기 학교에 합격이 확정된 중3생들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때부터 심화반을 편성해 국어 영어 수학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전주 E고는 지난해 우수학생들이 서울대 법대 의대 등 인기학과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서울대 내에서의 하향지원을 원칙으로 원서를 써 줄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무시험전형이라도 원칙없이 학생을 선발할 수 없기 때문에 고교별 입학생 수를 기준으로 추천인원을 할당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는 여러 방법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