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다음주부터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를 제외한 모든 드라마를 물갈이한다. 기획에만 보통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방송가에서 보기 드문 일.
14일 첫선을 보이는 월화드라마는 ‘내일을 향해 쏴라’ 16부작. 신인가수의 매니저가 벌이는 좌충우돌식 연예계 무용담을 코믹터치로 그린다.
매니저 강대호 역에는 영화 ‘비트’에서 조역으로 인상적 연기를 보였고 최근 휴대전화 CF로 ‘뜬’ 신인 유오성을 전격 캐스팅했다. 전혀 주인공답지 않은 마스크가 되레 신선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여기에 KBS ‘정때문에’에서 푼수 재수생 역할을 해낸 박선영이 가세하고 오연수가 연예부 여기자 역으로 등장한다.
수 목요일엔 ‘대왕의 길’ 참패 후 SBS ‘홍길동’에 맞서 한달가량 ‘잘 버텨준’ 부부연작시리즈 ‘적과의 동거’ 후속으로 20부작 ‘수줍은 연인’을 내보낸다.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신구세대가 겪는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갈 예정. 90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쓴 스타작가 주찬옥의 컴백작품이다. 제작진은 인기절정의 톱모델 차승원과 영화배우 심혜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연의 불법 운전면허취득 파문으로 한달이상 앞당겨 종영된 주말극 ‘마음이 고와야지’의 뒤는 ‘사랑과 성공’이 이어받는다.
IMF시대에 걸맞은 절절한 가족애를 그린 홈멜로극에 자신의 인생을 꿋꿋이 헤쳐가는 한 커리어우먼의 애환과 꿈을 버무렸다. 월화극 ‘내일을…’에도 캐스팅된 오연수가 ‘사랑과…’에서는 주연의 행운을 안았다. 계모의 편애를 받고 자라 박상원을 사이에 두고 오연수와 연적으로 맞서게 되는 이복자매로 정선경이 등장한다.
김지일 MBC드라마국장은 “한꺼번에 세작품을 교체해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보고 또 보고’의 기세를 몰아 ‘드라마왕국 MBC’의 명성을 회복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