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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수표부도 예측못한 선의事犯 처벌 불가』

입력 | 1998-09-08 18:56:00


수표를 발행할 때 부도날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선의의 부도사범’은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형사1단독 김창석(金昌錫)판사는 8일 대리점이 거래를 시작하면서 담보목적으로 본사(本社)에 백지수표를 발행했다가 3년이 지난 뒤 거래처의 부도 때문에 수표를 결제하지 못한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대리점 사장 손모씨(45)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손씨가 13억원 상당의 부도를 낸 사실은 인정되나 손씨가 본사에 문제의 수표를 발행할 당시 훗날 예금부족 등으로 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을 예견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수표부도만 내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를 적용하는 무책임한 수사행태에 제동을 걸고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용이한 채권행사를 위해 활용돼온 이른바 ‘견질수표’관행의 폐해에 경종을 울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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