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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우린 이렇게 뛴다]보람銀 「퍼스널뱅커」

입력 | 1998-06-14 19:39:00


보람은행의 퍼스널뱅커(Personal Banker). 한마디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돈을 늘려주는 ‘금융주치의(主治醫)’. 7천만원 이상의 고액예금자가 대상.

PB는 고객의 돈을 금융상품별로 분산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포트폴리오와 세무 법률상담은 물론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도 조언해 준다. 고객들은 뭉칫 돈으로 은행에 기여한 만큼 특별대우를 받는다. 고급스런 분위기의 전용공간에서 PB와 1대1 상담에 대여금고 무료이용, 골프클리닉 서비스 등….

PB 3년차인 김미경 대리. 2백61명이 맡긴 8백억원대를 관리한다. 김대리는 고객별로 예금잔고와 향후의 사용계획, 가족상황을 줄줄이 꿰고 있다.

고객별 만기날짜를 체크하고 어떻게 상담해야할 지를 챙겨야 하기 때문. 다른 행원보다 1시간 일찍 나오고 퇴근도 일러야 오후 8시.

베테랑 PB 이영태차장. 1천억원대의 수신고. 이같은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끊임없는 고객 접촉과 상담을 통해 구축한 신뢰관계 때문.

아들을 장가 보내 달라는 고객의 말에 사내통신망을 통해 다른 고객의 딸과 연결시켜 준 적도 있다.

“한 고액예금자를 놓치면 수십억대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 고객마다 최선을 다하다보면 고객이 다른 큰 손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PB들의 특이한 서비스 사례. 아들이 외국에 나가 있는 노부부 중 한 명이 사망, 아들이 올 때까지 상주 역할을 대신해 준 경우가 있었다.

부동산 계약 때 상대방으로부터 얕잡아 보일 것을 걱정한 고객을 위해 아들인 척하고 동행하기도 했다.

보람은행이 PB제를 시작한 것은94년. 후발은행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미군단보다는 뭉칫돈을 관리하는 특화전략을 써야한다는 미국 컨설팅회사 맥켄지사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PB는 본점 5명을 비롯, 지점마다 1∼4명씩 모두 1백명 정도가 있을 만큼 영업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다른 은행도 따라오는 추세.

안신규과장은 “고액예금자는 수적으로는 적지만 총 수신고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게 현실인 만큼 고객차별화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