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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貨폭락/수출비상]자동차-가전등 24개품목 「빨간불」

입력 | 1998-06-13 19:40:00


엔화가치가 계속 폭락하면서 수출현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일본과 직접 경합하고 있는 업종과 품목에선 가격경쟁력을 거의 상실, 해외 주력시장을 일본에 송두리째 빼앗길 것을 걱정하고 있다.

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전세계 일본기업 동향을 긴급조사한 결과 닛산자동차가 미국에서 자동차가격을 3∼4% 인하했으며 캐나다에서는 일제카메라 가격이 10% 가량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일제 가전제품 값을 한국산 제품보다 낮추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고 한국제품을 수입하던 일본 기업들이 구매선을 아예 일본 국내로 돌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기업들의 이같은 가격 공세가 가시화하자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가전업체와 자동차업체 등에 대해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냉연제품의 경우 작년 6월보다 t당 60달러 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태로 엔저가 더이상 심화할 경우 출혈수출이 불가피한 상황.

그러나 더욱 무서운 것은 초엔저가 아시아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엔저 폭락으로 중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위안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아시아경제권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장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엔화약세로 중국의 수출과 외국투자자금 유치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엔화약세에 이어 위안화마저 평가절하될 경우 우리 경제는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 조선산업에 이어 섬유 의류 등에서도 중국에 밀리는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이처럼 초엔저현상에 따른 아시아경제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출업계에서는 수출지역 다변화 등 해외 수출전략을 수정하고 수출산업구조에 대한 재검토작업에 부산하다.

이에 따라 해외자금조달이나 무역결제시 엔화로 표시된 외국자금을 조달하고 수입자금을 결제할 때 엔화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일 양국의 상위 50개 수출품목 중 양국이 경합을 벌이는 것이 24개 품목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품목이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이·이희성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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