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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사이언스⑫]「스타게이트」의 가설

입력 | 1998-04-29 08:27:00


영화 ‘스타게이트’는 고대 이집트의 유적이 외계문명이 남긴 것이라는 흥미로운 가설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선 피라미드를 외계인의 우주선으로 묘사한다.

피라미드는 과연 외계인이 만든 것일까. 누구도 아직은 속시원하게 대답할 수 없다. 피라미드를 꼼꼼히 살펴보면 불가사의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의문점은 도대체 그렇게 많은 거석을 어떻게 쌓아올렸느냐 하는 것. 이미 알려진대로 피라미드는 2백30여만개의 돌덩이로 만들었다. 하나의 무게가 보통 10t을 넘는다.

고고학자들은 벽돌과 흙으로 거대한 비탈길을 만들어 돌덩이를 운반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경사가 완만해야 하기 때문에 운반로의 높이는 최소한 1백47m가 되어야 하고 길이도 1.4㎞가 넘어야 한다.

일부 건축가나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비탈길이 그 정도라면 돌 운반은 커녕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해 버린다고 지적한다. 비탈길의 재료가 벽돌과 흙이 아니라 피라미드와 같은 석회암이라면 가능하지만 그럴 경우 비탈길을 만드는 데만도 피라미드보다 3배 정도 많은 암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피라미드 주변에서는 전혀 그런 암석을 찾아볼 수 없다. 더욱 불가사의한 것은 그처럼 엄청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건축학적 정밀도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피라미드의 네 변 길이는 모두 2백30.25∼2백30.45m 범위 안에 있고 최대오차도 20㎝에 불과하다.

이 정도 정밀도는 오늘날 사무용 건물을 지을때 적용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네 귀퉁이는 정확히 직각을 이루고 있다. 그 각각의 오차는 어느 평론가의 말을 빌리면 ‘롤렉스 벤츠 BMW IBM 롤스로이스 등의 기술을 모두 합친 것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네 변이 아주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는 점(평균오차가 1도의 5% 수준) 등 피라미드는 보면 볼수록 현대에도 재현하기 힘든 신비스런 과학적 정밀도를 간직하고 있다.

오늘날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왕들의 무덤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과연 무덤을 이렇게까지 정밀하게 지을 필요가 있었을까. 또 그처럼 놀라운 정밀도로 피라미드란 거대한 건축물을 쌓아올릴 수 있었던 사람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박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