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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외다리 「설악길잡이」 오오섭씨

입력 | 1998-03-24 09:43:00


한쪽 다리만으로 지팡이를 짚고 설악산을 1백50차례 오른 설악산의 기인(奇人) 오오섭(吳五燮·49·속초시 교동)씨.

그는 50세를 목전에 둔 나이지만 양지팡이와 한쪽다리로 아직도 일반인이 12∼14시간 걸리는 설악산 대청봉 등산로를 8시간에 주파하는 철인이다.

그가 60도 경사의 비탈 바위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은 신기(神技)에 가깝다.

오른쪽 다리는 항상 허공에 떠있고 왼쪽다리와 양쪽 지팡이가 정확히 균형을 유지한다.

3세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를 못쓰는 그가 등산을 하게 된 것은 셋째형인 영섭(永燮·60)씨 때문. 셋째형은 등산을 좋아했고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오씨는 69년 형의 도움으로 서울 북한산 백운대에 처음 올랐다.

오씨는 그때의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비로소 자신도 노력에 따라서는 정상인과 같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78년 해발 1천7백8m의 설악산 대청봉에 오른 후 그해 속초시 설악동에 눌러앉은 그는 등반안내인 역할을 하며 지난해까지 설악산 대청봉을 1백50번 올랐다.

그는 장애인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많은 일을 경험하려고 노력했다.

82년 오징어잡이배를 타고 동해 대화퇴에 나가 선원으로 일했고 86년 봄에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국일주를 하기도 했다.

“특히 산을 타면서 어려움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버티면 극한 상황에서도 헤쳐나갈 수 있죠.”

그는 산처럼 당당했다.

〈속초〓경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