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마이클 아이스너회장은 지난 한해 동안 5억7천5백만달러(약 8천6백억원)를 벌었다. 연봉 75만달러와 보너스 9백90만달러에 주식배당액 5억6천5백만달러를 합친 것.
그뿐만 아니다. 트래블러스그룹의 샌포드 웨일회장은 2억2천만달러를, 컴팩 컴퓨터의 에커드 파이퍼회장은 1억6백50만달러를 벌었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존 웰치는 4천5백만달러의 주식을 배당받았다.
이처럼 5백대 기업의 최고(전문)경영인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적게는 수백만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만달러를 벌었다. 이들의 급료 인상률은 17∼21%로 일반 노동자의 급료인상률 3%를 무려 6,7배나 상회했다.
무엇이 이들 최고경영자의 보수를 치솟게 할까. 답은 두가지다. 하나는 미 경제와 주식시장의 호황이다. 경제가 좋아 기업의 이윤이 크게 늘었고 주가도 뛰어 최고경영자들에게 돌아가는 주식배당도 많아진 것. 마텔사의 질 바라드회장의 경우 주식배당액만 2천3백90만달러였다.
철저한 실적 위주의 경영도 큰 몫을 했다. 미국 기업은 경영실적과 최고경영자의 연봉을 연계해 놓고 있다. 회사가 잘되면 최고경영자에게도 그만큼 높은 보수가 돌아간다. 예를 들어 5만주의 주식을 배당받았는데 주당 가격이 10달러에서 20달러로 뛴다면 소득도 두배로 늘어난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최고경영자들의 고액 연봉에 대해 말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그런 불만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투자자나 소액주주, 심지어 근로자도 보수를 많이 주고서라도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데려와야 기업이 살고 주가가 오르며 급료도 오른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