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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노린 「껌값」투자, 부도기업株 잘나간다

입력 | 1998-03-14 20:56:00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는 부도기업의 주식이 뜨고 있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부도를 내거나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1백57개 종목중 이달 들어 하루평균 25.7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1백개 종목당 16개꼴이어서 일반종목 상한가가 1백개당 5개꼴인데 비해 월등히 많다.

특히 작년 4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정상화절차를 밟고 있는 스마텔은 올 연초에 9백70원이던 주가가 1백일만인 14일에는 6천9백20원으로 613%나 뛰어올랐다. 부도충격이 컸던 한보철강이나 삼미특수강 등도 상한가행진을 하고 있어 일반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부도기업주 이상급등현상의 원인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위험한 장사일수록 이문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부도기업이 자력으로 회생을 하거나 경쟁력 있는 기업에 인수합병(M&A)되면 껌값이나 다름없는 주가가 순식간에 금값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

특히 최근에는 부도기업만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미국계 벌처(독수리의 일종)펀드들이 한국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기대심리에 불을 붙이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극심한 자금난으로 부실, 우량기업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쓰러졌기 때문에 관리종목중에도 회생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적잖게 포함돼 있다는 점도 부도기업의 주가상승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한남투신증권 이계원(李啓元)투자분석부장은 “관리종목은 정상종목에 비해 위험이 몇배나 높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투자를 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즉 △영업활동을 제대로 하는지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이 있는지 △지급보증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하며 막연한 인수합병설을 믿고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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