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안기부장 인사를 새 정부 출범후로 미루려는데 대한 추측이 구구하다. 김중권(金重權)차기대통령비서실장내정자는 17일 “인선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이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기부장 인사를 늦춘다는 얘기를 일부러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선 과정에 무언가 난기류가 형성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천용택(千容宅)의원이 안기부장으로 내정되자 김차기대통령 측근들이 반발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들은 “다른 자리는 몰라도 안기부장을 영입인사가 맡으면 정권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대안으로는 조승형(趙昇衡)헌법재판관이 천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차기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합리성에 추진력을 겸비, 안기부 개혁의 적임자라는 것이 추천 사유다. 특히 당 관계자들과의 오랜 교분으로 당정간 원활한 의견조율이 가능하다는 것도 가신그룹이 꼽은 장점이었다고 한다. ‘서울시장 출마’로 가닥이 잡힌 듯했던 이종찬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기용 가능성도 새롭게 검토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위원장은 한때 서울시장 출마 언질을 받았지만 최근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전 당 잔류 의사를 피력한 한광옥(韓光玉)노사정위원장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재부상했다는 설도 있다. 이와 관련, 김차기대통령의 한 측근은 “임시국회가 난항을 겪자 정계개편 등 국내정치의 중요성이 부각해 안기부장 인선 기준이 바뀌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