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13일 여야는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6인협의회’를 열어 주요 쟁점법안 일괄타결을 위한 절충을 계속했으나 기획예산처 소속문제를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했다. ○…여야는 이날 밤늦게 속개된 6인협의회에서 중앙인사위 설치 철회, 추경예산안 향후 처리 등 일부조항에 합의, 상당부분 접점을 찾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를 여측에 양보하는 대신 기획예산처를 물고늘어지는 ‘연계전략’을 구사, 협상장인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간간이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기획예산처 문제에는 여측도 완강했다. 특히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입장을 꺾지 않았다. 김차기대통령은 역대 총리들과의 만찬 후 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로부터 “한나라당이 기획예산처만 양보하면 모든 것을 풀겠다는 입장”이라는 상황설명을 듣고 “일을 하자는 건데…”라며 양보불가 입장을 밝혔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기획예산처를 청와대에서 떼내면 정부조직개편은 하나마나”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한나라당도 여측의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밤이 깊어지면서 기획예산처 소속문제를 일단 접어두고 여측에 새로운 양보카드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까지 교착상태에 있던 협상에 다소나마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것은 한나라당측이 인사청문회 시행을 6개월 유보할 수 있다는 카드를 내놓으면서부터였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측은 비공식 총무접촉에서 “법안 공포기간이 15일이어서 청문회법이 국회에서 통과돼도 25일로 예정된 국무총리 인준때 청문회를 실시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조각에 대한 인사청문회 배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오후에 열린 6인협의회에서는 본격적인 ‘빅 딜’이 진행됐고 여당측은 중앙인사위 폐지 등의 양보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3당 총무들은 수시로 회담장을 빠져나와 당 지도부에 협상과정을 보고하며 지침을 하달받았다. 특히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총무는 운영위에 있던 부총무단에 인사청문회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이날 오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양당 8인협의회’를 열어 협상전략을 숙의, 몇가지 양보카드를 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김종필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전날 자민련측이 한 두시간 정도의 약식 인사청문회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김종필명예총재가 크게 진노하며 “청문회는 절대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때문이었다. 〈윤영찬·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