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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아닌 외국법인 첫등장…「국내기업지분 5%이상보유」

입력 | 1998-02-03 07:22:00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투자회사가 아닌 일반 외국법인이 주식 대량보유 신고를 해왔다. 미국 코네티컷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는 지난달 26일 동양에레베이터 주식 10만주를 주식시장에서 사들여 이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9.62%로 높였다고 2일 증권당국에 신고했다. 템플턴 타이거 오크마크 등 일반인의 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가 아닌 일반법인이 국내기업 주식을 5%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는 주식취득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으나 경영참여를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미국의 일반 회사가 국내기업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일 이유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반응. 동양에레베이터측은 이에 대해 “원종목(元鍾睦)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이 40%를 넘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동양에레베이터는 지난해 상반기 1천여억원 매출에 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국내 엘리베이터업계 3위 업체로 1분에 4백20m를 오르내릴 수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자체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다. 이밖에 지난달 31일 대우통신 주식 9.03%를 사들였다고 신고한 미국계 투기성 자본 아팔루사도 이날 효성티앤씨(6.90%) 한국타이어(7.75%) SKC(6.08%)의 지분을 각각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또 LG정유의 해외 합작선인 미국계 칼텍스도 LG반도체 주식 1천8백50만주(전체주식의 26.56%)를 확보했다고 신고했다. 칼텍스는 최근 LG정유에 5억달러를 빌려주면서 LG전자가 갖고 있는 LG반도체 주식을 담보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이후 단일 외국인의 지분이 5%를 넘어선 상장회사는 모두 18개로 늘어났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