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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클리닉]김원규/영문이름을 세계화하라

입력 | 1998-02-01 20:12:00


“Good morning, C B CHO?” 원단수출팀의 미스조는 외국 바이어를 자주 만나는데 그들이 아는 체하고 인사를 해 올 때면 살맛이 나지 않는다. 조춘복(曺春福).명함뒷면에는C B CHO라고 분명히 인쇄되어 있으므로 외국인들이 그렇게 인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릿고개를 어렵게 넘겨가면서 자식들을 키워 온 미스 조의 아버지는 시집가서 봄에 복이 많아야 한다고 그렇게 이름을 지으셨단다. 외국인들을 만나지 않는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 할까 고민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미스조의 오빠는 조재복(曺再福). 부자가 되고 또 부자가 되라는 아버지의 바람이었다. 그의 영문이름은 J B CHO. 몸매까지 날렵한 그의 회사내 별명은 ‘제비족’. 이름을 아버지 모르게 바꿀 수도 없고…. 어느날 미스조는 업무 중 박성철씨의 명함을 만지작거리다가 뒷면을 봤다. ‘LINCOLN PARK’. 깜짝 놀라면서 ‘어차피 잘됐다’ 싶어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의 얘기인 즉 링컨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에 그렇게 정했으며 미국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대통령 ‘영접’을 받는다는 것. 미스조는 명함 뒷면을 ‘JACQUELINE CHO’로 바꿨고 오빠에게도 이 얘기를 해줬다. 제비족은 영문이름을 ‘실리콘 조’로 정했다고 소문을 내고 다녔다. 재클린 조의 친구 강숙희씨는 명함을 ‘S H KANG’에서 ‘SOOKIE KANG’으로 바꿨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는 한편 세계화 시대다. 세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세계적인 이름을 가져야 한다. 김원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