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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佛월드컵]최용수 「파리의 잔디」서 꿈 펼쳐라!

입력 | 1997-12-31 18:45:00


스포츠모자를 눌러쓰고 헤드폰을 목에 걸고 다니던 신세대. 여학생팬 앞에 서면 유난히 쑥스러워 어딘가 숨어버렸으면 하던 숫기없던 사내.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군대밥’을 먹은 지 1년. 육군상병 계급장에 군모를 눌러쓴 모습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어른티가 나고 여간 당당해 보이지 않는다.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의 ‘허가낸 골잡이’ 최용수(25·상무). 그의 새해는 여느때와 다르다. 팬들의 기대가 예전같지 않음을 느낀다. 앞으로 6개월. 난생처음 밟아보는 월드컵본선무대. 두려움도 있고 중압감도 있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오직 골을 넣는 일이다. 축구의 감칠맛이라 해도 좋고 압권이라 해도 좋을 것이 바로 골. ‘꿩 잡는게 매’라든가. 골맛을 아는 선수만이 결정적일 때 골을 넣고 승부를 결정지음을 잘 아는 그다.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에 입적할 만하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는 이를 보다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크다. 올해 지구촌을 뒤흔들 프랑스 월드컵본선이 바로 절호의 기회. 한국축구가 염원하는 대망의 1승, 16강진출을 그의 손으로 이뤄내면 부담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입술을 깨문다. ‘최용수 축구’에서 ‘혼’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숨이 가빠올 때면 떠오르는 무엇을 느낀다. 바로 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다. 그의 축구인생을 말없이 밀어주던 부친의 타계. 그것은 슬픔을 넘어 ‘혼’을 느끼게 해준 계기였다. 그라운드에 서면 뭔가에 홀린 듯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그의 플레이. 바로 ‘혼’이 없이는 안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수식어가 왠지 어색하게 들렸다는 그. 그러나 이제는 뭔가를 꼭 이뤄내기를 바라는 ‘소명의 소리’로 들릴 만큼 됐다. 그는 평소 미래에 대해 말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이번만은 미래를 말한다.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한국축구의 오랜 꿈을 이뤄내겠다고. “솔직히 조금은 벅차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나 뜻이 있으면 못 이룰 것은 없다고 봅니다. 반드시 해낼 겁니다.” 그는 긴장할 때면 음악을 듣는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거리에서’ 등은 그의 18번. 콧노래로 흥얼거리다 보면 잡념을 잊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단다. 그는 한국축구 4회연속 월드컵진출의 선봉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19골중 7골을 혼자 터뜨리며 아시아 최고의 골잡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이제 과거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 “최종예선에서의 개인적 영광은 잊고 월드컵본선에서 새로운 목표를 이뤄내는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결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그의 굳은 각오다. 〈이재권기자〉 ▼ 최용수의 모든것 ▼ △생년월일〓73년9월10일 △본적지〓구례 △출생지〓부산 △신장〓1m85 △체중〓79㎏ △출신〓부산금정초등 동래중, 고―연세대―LG △현소속〓상무 △경력〓청소년 올림픽 월드컵대표 △포지션〓FW △1백m주파〓12초F △특기〓에측불허의 슈팅 △단점〓체력및 몸싸움 △성격〓무뚝뚝하게 보이지만 알고보면 다정다감 △취미〓음악감상 △별명〓「얼빵」「샌님」 △좋아하는 축구선수〓황선홍(국내)클린스만(해외) △좋아하는 음식〓생선회 △술 담배〓못함 △가족〓홀어머니 윤호임씨(52)의 3형제중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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