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뢰인’ 〈KBS2 1일 밤9.30〉 감독 조엘 슈마허. 주연 수잔 서랜던, 토미 리 존스. 존 그리샴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원작에 뒤지지 않는 탄탄한 스릴러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아역 브래드 린프로는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11세난 소년 마크 역을 훌륭히 해냈다. 상영시간 1백22분. 트레일러 주택에 사는 소년 마크는 동생과 함께 숲에 들어갔다가 자살하려는 한 남자를 만난다. 마피아의 변호사인 그 남자는 마크에게 비밀을 털어놓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마크는 이를 경찰에 신고한다. 마크를 만나러 온 지방검사 폴트리그는 마크가 시체의 소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만 마크는 굳게 입을 다문다. 어린 소년이지만 마피아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검사와 마피아 양쪽으로부터 협박을 받던 마크는 자신을 도와줄 변호사를 구하려다 우연히 여자 변호사 레지를 만난다. 레지는 온갖 힘을 다해 마크를 보호하지만 결국은 마크가 자신이 목격한 일에 대해 증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는데…. 〈김희경기자〉 ▼ ‘라이거 육아일기’ 생후 6개월된 라피도의 ‘출생증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출생지:경기 용인, 생일:97년 6월3일. 부모의 이름은 사룡과 명랑. 라피도는 바로 수사자 사룡과 암호랑이 명랑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거(수놈). 집은 용인 에버랜드의 사파리이고 어린 백호 세마리와 사육사가 친구다. 이름은 라이거와 빠르다는 뜻의 스피드(Speed)를 합해 작명됐다. 아프리카 초원의 왕인 사자와 아시아 대륙을 호령하는 호랑이의 사랑으로 태어난 라피도의 성장일기를 화면에 담았다. 1개월째 라피도는 칠면조나 양이 무서운 듯 사육사에게로 달려간다. 3개월이 되자 이빨이 조금씩 나고 맹수의 기질이 드러나 양이나 염소를 쫓는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6개월에 걸쳐 육아일기를 공개한다. 라피도의 부모인 ‘사룡과 명랑의 사랑’을 소개한다. 맹수들은 대부분 발정기에만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사룡은 줄곧 자기 동료들을 제쳐둔 채 암호랑이의 꽁무니만 쫓아다녔다. 이들을 중심으로 사파리의 왕인 수사자 포철을 비롯, 맹수들의 생활을 담았다. ▼ ‘새의 선물’ 96년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은희경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2부작 특집극. 극본 박예랑 연출 김남원. 60년대말 구차하고 남루해 보이는 변두리를 배경으로 12세 소녀의 눈에 비친 세상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진희(권해광)는 외할머니와 살고 있다. 6세때 엄마를 잃었고 아빠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삶이 그에게 비우호적인 것 만큼 그 역시 ‘이미 인생에 대해 더 이상 알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살림집 두채와 네개의 가게가 세들어 있는 그의 집이 무대다. 마당 한복판의 우물가를 중심으로 빨랫줄에 널린 구멍난 속옷처럼 어른들의 삶이 그대로 비쳐진다. 군인과의 펜팔에 정신이 팔린 이모(윤손하)의 연애 사건과 허벅지까지 치마를 끌어올리며 삼촌(남성진)을 유혹하는 양장점 미스 리의 사랑과 좌절, 폭력에 시달리던 재성 엄마(박순천)의 가출…. 진희는 어느날 삼촌의 학교친구인 허석(안정훈)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뜨면서 여자가 되기 시작한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