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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순례]합정동 「포은 정몽주」/한자없는 비문 독특

입력 | 1997-12-30 07:45:00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입구 녹지에는 고려말의 충신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선생의 동상이 있다. 70년 10월 세워진 동상의 제작은 김경승교수, 비문은 국어학자 이숭녕(李崇寧)선생이 맡았다. 비문에 전혀 한자를 사용하지 않은 점이 특징. 「포은 정몽주 선생상」이라는 비명은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작품. 동상과 좌대의 높이는 각각 3m. 좌대 하단은 포은이 참변을 당한 선죽교(善竹橋) 난간형태의 화강석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다. 1337년 태어난 포은선생은 고려 공민왕때 문과에 장원급제한 뒤 성균관 대사성, 예문관 대제학, 수문하시중 등을 두루 거쳤다. 조선조에 들어 꽃피운 성리학의 시조이기도 한 그는 이성계(李成桂)가 역성혁명을 꾀할 때 끈질긴 회유와 압력을 받지만 끝까지 고려왕조에 대한 충성과 절개를 버리지 않았다. 이방원(李芳遠)의 「하여가」를 빗대 지었다는 「단심가」는 절개와 지조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죽어/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없고/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결국 방원은 포은의 일편단심을 돌릴 수 없다고 판단, 1392년 4월4일 개성 선죽교에서 포은을 살해했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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