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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게서도 『외상사절』…중간상 현금결제 요구 여파

입력 | 1997-12-26 19:38:00


일상생활에서 외상거래가 사라지고 있다. 자금난을 겪는 제조업체들이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요구하면서 이 여파가 도매업자를 거쳐 동네 슈퍼 및 잡화점과 대학가 주변의 술집에까지 연쇄파급효과를 미치고 있기 때문. 서울 금천구 가산동 공단종합운동장매점을 운영하는 장필주(張筆珠·54)씨는 이달 들어 외상판매를 하지 않고 있으며 물건을 들이던 횟수를 한달에 5회에서 2회로 줄였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N잡화는 그동안 부담없이 외상거래를 해오던 단골손님들에게도 외상을 주지 않고 있다. 업주 오모씨(46·여)는 『물건을 모두 현금으로 사와야 하는데 외상을 주면 당장 물건을 사올 돈이 모자라게 된다』며 『카드결제도 받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전에 외상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던 대학교 앞 술집에서도 외상거래 기피현상이 뚜렷하다. 고려대 앞 주점 「호질」은 학생들 사이에 「돈 없을때 가는 술집」으로 널리 알려진 곳. 하지만 여기서도 더이상 외상술을 먹기가 쉽지 않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식음료를 공급하는 근대화유통은 이달 들어 소매업자들에게 요구하던 외상결제비율을 40%에서 20∼25%로 줄였다. 이 회사 이종태(李鍾太·31)총무과장은 『3천만원까지 외상을 주던 모 라면생산업체가 1천2백만원의 현금 담보를 요구하고 있고 주류업체들은 현금과 맞교환이 아니면 물량을 대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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