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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정치관]『정치는 「여야 양날개」로 날때 발전』

입력 | 1997-12-25 20:29:00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당선자는 여야가 양날개처럼 균형을 잡아야 정치가 발전한다고 믿는 의회 민주주의자다. 40여년동안 계속 재야나 야당인사로만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굳어진 철학이기도 하다. 따라서 새정부에서는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는 제도개선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도록 함으로써 미완(未完)의 정치개혁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게 김당선자의 복안이다. 이러한 김당선자의 정치관은 23,24일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고문을 당사로 직접 찾아가 만난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그는 24일 경제6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법에 따라 여야정당에 공정하게 정치자금을 줘야 한다』며 『여당만 주고 야당에 안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의 몰락을 재촉했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야당에도 정치자금을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 김당선자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교체에는 성공했지만 국정경험이 없는 소수여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더욱이 그는 90년 3당합당과 같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결코 시도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해 놓고 있다. 오히려 여소야대 시절에 여야합의로 통과한 법안이 더 많았다는 설명이다. 「신(新)여소야대」 정국에서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여야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따라서 김당선자는 거대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대립을 지양하고 건전한 여야관계를 정립하려는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한파」는 김당선자에게 「최악의 상황」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최선의 기회」라는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당선자가 하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초당적으로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회창명예총재와 이인제고문을 포함한 두 야당의 지도부가 당사를 방문한 김당선자에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초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도 그런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당선자가 야당과 선린관계를 유지하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가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정치자금 문제를 언급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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