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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97]노벨평화상 수상 美 조디 윌리엄스

입력 | 1997-12-23 20:25:00


「지뢰 없는 세상 만들기」. 91년부터 이 운동에 빠져있는 미국여성 조디 윌리엄스(47)에게 97년은 생애 최고의 해다. 지난달 3일 1백21개국 대표가 캐나다 오타와에서 지뢰의 생산 사용 판매를 금지하는 대인지뢰금지협약에 서명했다. 10일에는 국제지뢰금지운동(ICBL)과 이 단체 조정책임자인 그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제게는 협약서명 그 자체가 최고의 상입니다. 군축문제에 관해 처음으로 비정부기구(NGO)들이 각국 정부를 움직여 성과를 일궈낸 것도 뿌듯하고요』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이 만든 노벨상을 지뢰 없애기 운동단체가 받은 것도 시대의 역설(逆說)이다. 지구촌에는 현재 1억개 이상의 대인지뢰가 설치돼 있어 22분에 한명, 연간 2만6천명의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지뢰로 팔 다리를 잃은 불구자가 25만명이며 피해자의 80%는 민간인.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지뢰금지를 가능하게 만든 윌리엄스는 손질을 별로 하지 않은 듯한 생머리가 말해주듯 소박하지만 집념과 추진력이 강하다.국제문제 석사로 스페인어가 유창한 그는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중미에서 지뢰에 팔 다리를 잃은 어린이들의 참상을 목격하고 지뢰 문제에 눈을 떴다. 91년 미국의 베트남 참전용사협회회장으로부터 지뢰반대운동 단체들의 조정자로 일해줄 것을 요청받으면서 그의 「지뢰와의 전쟁」은 시작됐다. 핸디캡인터내셔널 휴먼라이츠워치 등 6개 단체로 시작한 ICBL은 6년 뒤 60개국, 1천여개의 민간단체가 참가하는 세계적 운동으로 성장했다. 부상자 치료, 지뢰제거 등에 초점이 맞춰졌던 이 단체의 활동은 점차 각국 정부를 겨냥한 전면적인 지뢰 금지운동으로 바뀌었다. ICBL과 뜻을 같이 해온 많은 지지자들 중에는 다이애나 전 영국왕세자비도 있었다. 사실 다이애나의 비극적인 죽음 때문에 올해 지뢰금지운동이 널리 알려진 측면도 있다. 〈고진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