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NYT에 「김정일 전면광고」…개방가속화 신호탄추정

입력 | 1997-12-17 20:49:00


국제사회에 식량을 구걸하고 있는 북한이 느닷없이 16일 뉴욕타임스지에 김정일(金正日) 총비서의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북한의 광고는 광고비가 가장 비싼 메인섹션의 컬러광고로 미국독자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A섹션 21면에 실린 이 광고는 「김정일―21세기 항해를 위한 향도의 별로 등장」이란 제목아래 김의 사진을 크게 싣고 『전체 한국민의 의지와 기대에 따라 북한의 김정일이 당총서기에 선출됐다』고 기술해 흡사 그가 남북한 모두의 지지를 받아 권좌에 오른 것처럼 표현했다. 또 신문의 기사처럼 보이기 위해 국호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북한이라고 표기했다. 광고문안에는 『우리는 남한 당국이 반민족적 반통일적 대결정책을 포기할 경우 민족의 운명을 논의하고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루기 위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김정일의 말도 들어있다. 뉴욕타임스는 광고료가 얼마인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성탄을 앞둔 백화점 세일광고가 지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요즘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한 7만달러(약 1억원)는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이근(李根)차석대사는 『장군님의 영상을 그들(뉴욕타임스)이 알아서 실었을 뿐』이라며 광고가 아니라 기사라고 우겼다. 이에 대해 북한문제 전문가인 셀리그 해리슨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광고가 개방의 가속화 등 임박한 북한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이같은 맥락에서 이 광고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유엔 외교가는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미국 외교관은 『이 친구들, 식량문제가 다 해결된 모양』이라며 냉소를 지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