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없어 난리인 상황에 달러를 기부하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5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선 웃지못할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차관회의에서 재정경제원이 상정할 안건 가운데 「정부가 곧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3개 국제기구에 총 1억4천7백27만달러(약 1천7백억원)를 출연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던 것. 재경원은 차관회의에 앞서 각 부처에 돌린 안건 설명에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신뢰도를 높이고 저소득 개발도상국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기구에 대한 출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연내용은 △ADB의 아시아개발기금에 5천4백27만달러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의 기술자문신탁기금에 2백만달러 △유럽부흥개발은행(FBRD)에 7천만유럽통화단위(ECU·약 9천1백만달러). 이중 ADB는 이번에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우리나라에 40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한 채권자. 특히 FBRD 출연금의 1차분 2천3백만달러중 절반은 15일까지 전액 달러현금으로 준다는 내용이었다.재경원측은 나름대로 해명을 시도했지만 각 부처에서 항의성 문의전화가 쇄도, 반대가 워낙 거세자 차관회의 전에 안건 상정을 스스로 철회했다. 〈이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