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쇼팽 청소년 국제콩쿠르 돌풍의 주역인 임동민(17) 동혁(13)형제가 고국무대에 선다. 16일 오후7시반 서울 호암아트홀.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 예비학교에 재학중인 이들은 작년 9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회 쇼팽 청소년콩쿠르에서 나란히 공동1위와 2위를 수상했다. 쇼팽 청소년 국제콩쿠르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바르샤바 쇼팽 국제콩쿠르의 예비단계이자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동민군은 베토벤 「소나타 1번」, 스크리아빈 「소나타판타지 2번」 등을, 동혁군은 베토벤 「32개의 변주 c단조」, 슈베르트 「4곡의 즉흥곡」 등을 연주한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와 쇼팽의 연습곡 등 두개의 작품집은 형제가 나란히 나누어 연주, 비교감상의 재미를 안겨준다고. 작년 콩쿠르입상 후 형제는 러시아 전역과 베를린 콘체르트슈필하우스 등에서 10여차례의 연주회를 열며 신동연주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동혁이는 표현이 대담하고 스케일이 큰 편이죠. 그러나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중요한 부분을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은 굉장히 섬세하게 연주해요. 그렇지만 좀더 「용감하게」쳐야 할 경우도 있다고 생각해요』 형제는 동아일보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지적했다. 상대방의 장점으로 지적한 부분이 자신의 단점과 정확히 들어맞을 정도로 이들은 상호보완적인 음악세계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동민군은 음악영재를 꿈꾸는 국내의 소년소녀들을 위해 『음악은 창조적 예술이고 오랜 세월에 걸쳐 연마해야 하므로 체력단련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기계적인 연습을 벗어나 자기자신만의 표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동혁군은 『러시아에서는 굳이 유명한 연주자가 아니더라도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손가락 연습보다는 음악예술 자체에 대한 공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민군은 내년 6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도전할 예정. 『콩쿠르란 운과 컨디션에 많이 좌우되므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고국에 계신 분들께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