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슈레다산업(서울 구로구 구로본동)은 생명이 다한 차량을 마지막으로 처리하는 곳이다. 서울에서 유일한 공인 폐차장인 이 곳에는 자동차의 낡은 부품과 찢어진 시트, 닳은 타이어, 떨어진 문짝, 녹슨 차체더미 등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어 마치 인류의 종말을 그린 SF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대부분 주인들이 공식폐차한 것이지만 밀린 자동차세나 범칙금을 물지 않기 위해 얌체 차주들이 주택가나 공터에 버린 차들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이곳에 들어오고 있다. 이곳에 들어온 자동차는 파쇄 및 분해과정을 거쳐 다시 철강원료로 태어난다. 82년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이곳은 하루 1백20대 이상의 자동차를 폐차처리할 수 있지만 불경기 탓에 최근에는 50∼60대 정도만 폐차하고 있다. 도봉구 방학동에도 폐차장이 하나 있었으나 지난해 문을 닫았다. 서울에서는 땅을 구하기도 어렵고 관리비용이 비싸 30여군데의 폐차장이 경기도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슈레다 폐차사업부장 최호웅씨(55)는 『초창기에는 낡을 대로 낡은 차만 폐차했는데 요즘은 잘 살게 된 탓인지 한참 더 굴릴 수 있는 차들도 들어오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