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천8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외환거래가 중단됐으며 주가는 폭락하고 금리는 급등, 17일 외환 주식 채권시장이 일대 혼란상태에 빠졌다. 외환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금융개혁법안의 국회통과가 무산될 가능성에 따라 재정경제원이 외환시장 개입을 의도적으로 포기한 때문이라고 풀이했으나 재경원은 이를 부인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기준환율인 9백86.50원보다 0.50원 낮은 9백86원에 출발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다가 오후들어 외환당국이 개입을 포기하자 원―달러환율은 순식간에 상승제한폭인 1천8.6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사상최고로 치솟자 고객이 은행에서 달러화를 매입할 때 적용하는 현찰매도율은 당초 1천1.29원에서 1천20.07원으로 재고시됐다. 18일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4.10원 올라 사상최고치인 9백90.60원으로 고시됐다. 그러나 일부 외환딜러들은 『한은법과 금융감독기구 설치법안이 이번 회기내 처리가 불투명해지자 재경원이 개혁법안 통과가 시장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장개입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금융개혁입법 무산과 환율 금리의 동반 급등으로 지난 주말 종가보다 22.39포인트가 폭락한 496.98로 마감, 500선이 7일(거래일 기준)만에 무너졌다. 오전중 주식을 매입하던 외국인들도 오후들어 1백9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84개(상한가 18개)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7백72개(하한가 2백58개)에 달했다. 한편 시중금리도 폭등,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지난 주말보다 0.1%포인트 상승한 13.40%를 기록, 지난 95년8월10일(연 13.44%)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기업어음(CP)은 현대 삼성 LG 등 우량대기업이 자금확보를 위해 발행물량을 늘리면서 0.76%포인트 폭등, 연 16.88%를 기록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