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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는 큰손,선거돈 맡기세요』…은행들「봉황통장」유혹

입력 | 1997-11-14 20:14:00


시중은행과 증권사에 「대선자금 예치경쟁에 관한 긴급명령」이 떨어졌다. 선거일이 33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신종상품까지 등장했다. 상업은행의 「한아름 월계관 통장」이 대표적인 상품. 통장에는 봉황무늬가 그려져 있고 돈을 맡기면 송금 자기앞수표발행 등에 드는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후보자가 원하면 거래내용을 선관위에 통보해주고 후보전용의 「월계관창구」도 이용할 수 있다. 대우증권은 1개월 미만의 초단기상품인 MMF상품을 내놓았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13.2%로 높으면서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짧은 기간 입출금을 해야하는 선거자금의 특성을 겨냥한 상품이다. 이밖에 동화 평화 동남은행 현대증권 등도 각 후보진영에 찾아와 후원금 등을 맡겨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는 게 각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중앙선관위가 29일경 후보를 낸 정당에 선거보조금 2백52억원 등 선거일 전까지 모두 3백15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이처럼 한달짜리 단기자금에까지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자금난과 실적경쟁 때문. 거액을 유치하면 지점은 본점으로부터 받는 금리와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리차를 수익으로 잡아 실적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