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출환어음 매입 중지…무역 『빨간불』

입력 | 1997-11-13 19:38:00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기한부 수출환어음(DA와 유전스)의 신규 매입을 중지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무역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환율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우량 대기업들이 보유 달러화를 매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환어음 할인 위축은 최근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외환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일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50만달러 이상의 수출환어음 취급시 반드시 본점과 협의를 하도록 영업점에 지시, 사실상 거액 수출환어음의 신규 취급이 중지됐다. 한일은행은 최근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유전스의 경우 50만달러 이상, DA는 10만달러 이상 매입시 반드시 본점과 사전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또 조흥은행은 수출환어음 규모가 큰 대기업체 중심으로 「외환사정이 좋아질 때까지」 할인을 자제키로 했으며 외환은행도 이번주부터 DA의 신규 취급을 중지했다. 시중은행의 고위관계자는 『국책은행마저 외화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시중은행이 심각한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수출환어음 할인업무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해외차입시 올라간 금리 만큼 환가료 인상의 형태로 수지보전을 해왔지만 최근 외화차입 자체가 힘들어 수출환어음 할인을 지속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거나 외화자금 조달능력이 취약한 무역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현 추세가 확산되면 우리 수출업계 전체의 외화자금 회수가 3∼6개월 늦어져 자금압박을 더욱 크게 받을 것이 뻔하다』며 『이에 따라 수출용 원자재 수입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자금여력이 좋은 업체들은 유전스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거래를 추심기간이 더짧은 일람불신용장(At Sight Bill)방식으로 전환한 상태. D종합상사 관계자는 『외화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은행들이 그 부담을 수출입 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해외 차입 여건이 극적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대형 상사들도 연말쯤 외화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강운·박래정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