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각 대선후보 진영과 청와대까지 가담한 추악한 폭로 공방이 끝없이 계속되며 국민들에게 정치와 선거에 대한 혐오증만 심어주고 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 막후지원 의혹을 둘러싼 이번 폭로전은 특히 한쪽에서 의혹을 제기하면 다른 한 쪽은 중상모략이라고 맞받는 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진행돼 국민들을 혼돈에 빠뜨리고 자칫 가치관의 전도현상까지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실은 드러나지 않은채 무작정 상대를 헐뜯고 보자는 식의 이번 폭로전은 그간의 상식이나 상궤(常軌)를 벗어난 수준으로 치달으며 거의 사생결단 양상을 보여 대선전이 민심을 극단적으로 편가르는 국론분열양상으로 치러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높다. 이미 각 사회단체와 보도기관 등에는 시중의 소문과 설 등을 여과없이 쏟아내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폭로전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이런 식의 추악한 정치가 계속되고 정책검증이 뒷전에 밀린다면 선거를 치를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초부터 극을 달리기 시작한 무차별 폭로전에 청와대까지 개입돼 국론은 물론 국정의 중심을 잡을 수 없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임채청기자〉